멍 할아버지(Ant Mountain)
몇일 전 캄보디아의 박승배 선교사님께서 쓰신 따뜻하며 동시에 천국의 소망이 넘치는 글입니다.
우리 교우님들 모두 천천히 꼭 한번 읽어보세요.
멍 할아버지 (Ant Mountain)
소펄 목사님 교회에 멍 할아버지는 주일이면 빠짐없이 늘 예배에 나오셨습니다.
할아버지를 가끔 내려가서 뵐때면 우리는 아직 언어의 어려움으로 서로 대화가 잘 되지는 않았지만 눈으로 그리고 서로 안아 줌으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서로 나눌수 있었습니다. 할아버지 댁에서 교회까지는 약 1.5킬로 되는데 늘 자전거를 타고 나오시며 때로는 손녀들도 할아버지와 함께 교회에 나왔습니다. 작년 어느 주일 예배 후 할아버지께서 저에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본인이 언젠가 세상을 떠나면 비록 자녀들은 교회에 나오지 않지만 자녀들에게는 “꼭 기독교식 장례를 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고 하셨습니다. 이 나라는 불교식 장례가 문화가 되어 있어서 모든 장례식을 의례히 불교식으로 치루게 됩니다. 그때 제가 할아버지와 약속을 했습니다. 만일 할아버지께서 무슨 일이 있으시거나 세상을 떠나시면 제가 꼭 내려 오겠다고…. 예전에 할아 버지 댁에 몇 번 방문을 했었습니다. 마지막 뵈었던 날은 약 한 달 전, 할아버지가 편찮으셔서 예배에 나오지 못하신 어느 주일이었습니다.
그런데...어제 4월 3일 멍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향년 83세. 소식을 들은 소펄 목사님과 몇몇 교우분들이 어제 오후에 기독교 예배를 드렸다고 합니다. 장례식이 보통 4일동안 치루는데 그 후로는 불교식 장례를 하겠다고 가족들이 결정을 했다고 합니다. 어제 저녁 소식을 듣고 오늘 토요일 새벽 일찍 아내와 함께 마을로 출발을 해서 오전 9시 할아버지 댁에 도착을 했습니다. 도착했을 쯤, 불교식 음악이 나오고 몇몇 어르신들이 할아버지 얼굴에 무언가를 바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시신을 관 속으로 넣는 절차를 밟고 있었던 중 가족에게 양해를 구했습니다. 가족의 동의를 구하고 관 뚜껑을 제가 직접 닫아 드리고 기도를 드리기로 했습니다. 관 뚜껑을 닫고 기도를 하려고 했을 때 할아버지가 계셨던 마룻방 벽에 큰 사진 두 장이 걸려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중 한 사진은 나와 할아버지가 약 1년 전에 둘이서 찍은 사진이었습니다. 장례식 오신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누구인지 잘 모르시기에 기도를 시작하기에 앞서 그곳에 오신 모든 분들에게 잠시 말씀을 드렸습니다. “저기 벽에 있는 할아버지와 남자가 함께 찍은 큰 사진, 그 남자가 바로 저입니다. 우리는 말이 잘 통하지 않았지만 서로 눈으로 그리고 서로 안아 줌으로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함께 나눌 수가 있었습니다. 할아버지가 우리 곁을 떠나셔서 슬프고 힘들지만 감사한 것은 저는 할아버지를 다시 만날 수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할아버지는 예수님을 믿으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할아버지는 지금 천국에 계시고, 저는 언젠가는 그분을 꼭 다시 만날 것입니다. 천국 가는 길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 뿐입니다. 예수를 믿으면 천국에 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를 믿지 않으면 지옥에 갑니다.” 그리고 관에 손을 얹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소펄 목사님이 통역). 집으로 돌아오면서 하나님께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운전을 하며 돌아 올 때 잠시 생각에 머물렀습니다.… 오늘 얼굴이 참 편안해 보이셨던 할아버지, 혹시 할아버지가 그 평안한 얼굴을 저에게 보여 주시려고 그리고 내가 관을 닫아 주실때까지 기다리셨나?”라는 생각을 하며 혼자 미소를 짓고 있을 때 어느날 할아버지가 언젠가 저에게 영어 한 마디를 하셨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I love you.” 어제 천국에 가신 멍 할아버지, 그동안 함께 한 시간들은 짧았지만 같이 나누었던 그리스도의 사랑이 오랜 추억으로 남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