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회] -2 “온전히 나를 드리고 있는가?” (마22:15-22)
나들목비전교회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회 -2 [Holy Tuesday, 변론의 날]
▍마 22:15-22 “온전히 나를 드리고 있는가?”
1. 바리새인들과 헤롯당원들은 예수님께 묻습니다. “선생님이여, 당신 생각에는 우리가 가이사에게 세금을 바치는 것이 옳은 일입니까, 옳지 않은 일입니까?” 질문자체가 교묘한 함정입니다. 예수님께서 만약에 가이사에게 세금 바치는 것이 옳다고 하면 예수님은 민족의 반역자자 되는 것이고, 가이사에게 세금을 바쳐서는 안된다고 하면 로마의 반역자가 되는 것입니다. 이 때 예수님은 이렇게 답하십니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21절). 주님의 이 말씀은 가이사의 것이 따로, 하나님의 것이 따로 있다 말이 아닙니다. 우리가 가진 것 중에서 우리의 삶 속에서 하나님께 속한 영역이 따로 있고, 세상에 속한 영역이 따로 있을까요? 결코 아닙니다. 그럼 이 말씀의 뜻은 무엇일까요?
2. 예수님께서는 가이사(로마의 황제)에게 세금으로 바치던 당시 로마 화폐인 데나리온을 가져오라 하십니다(19절). 그리고 묻습니다. “이 형상과 이 글이 누구의 것이냐?”(20절). 예수님 당시 데나리온 동전의 앞면에는 황제 디베리우스가 승리의 상징인 월계관을 쓰고 있는 얼굴의 형상이 ‘가이사 디베리우스 신성한 아우구스트의 아들’이란 글귀와 함께 새겨져 있었습니다. 동전의 뒷면에는 로마 황제의 어머니 리비아가 감람나무 가지를 들고 신들의 보좌에 앉아서 세상에 평화를 주는 형상이 ‘PONTIFEX MAXIMUS 절대적 제사장’이란 글귀와 함께 새겨져 있었습니다. 이러한 형상이 새겨져 있는 로마의 화폐는 제국의 강력한 메시지였습니다. 이 화폐를 쓰는 모든 나라, 모든 민족은 이 화폐에 새겨져 있는 황제를 신으로, 그 황제의 어머니를 그들에게 평화를 주는 여신으로 섬겨야 한다는 메시지 말입니다.
3. 예수님은 바로 그런 메시지를 담은 가이사의 형상이 새겨진 것은 가이사에게 바치라고 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뒤에 한 마디를 덧붙이십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 이 말씀이 바로 예수님의 진짜 하고 싶으신 말씀입니다. 가이사의 형상이 새겨진 것이 가이사의 것이라면, 하나님의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하나님의 형상이 새겨진 모든 것입니다. 창세기 1장은 우리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았음을 알려줍니다. 즉,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이 새겨진 존재란 것입니다. 그렇다면, 가이사의 형상이 새겨진 데나리온을 가이사에게 바쳐야 한다면 하나님의 형상이 새겨진 우리 자신은 마땅히 하나님께 바쳐야 함이 옳습니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께서 의도하신 말씀의 의미입니다.
4.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 바치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단순히 위기를 모면한 화려한 수사술이 아니었습니다. 이 말씀은 너희가 정말 하나님의 형상이 새겨진 존재라면, 정말 그것을 믿는다면 너희 자신 전부와 너희 삶 전체를 하나님께 드리라는 강력한 메시지였던 것입니다. 데나리온의 형상과 글귀가 로마제국의 메시지였다면, 우리 안에 새겨놓으신 하나님의 형상은 하나님 나라의 메시지인 것입니다.
5. C.S 루이스는 그의 다른 책 “예기치 못한 기쁨”에서 자신의 스승 조지 맥도널드의 말을 인용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지옥의 단 한 가지 법칙, ‘나는 내 것이다.” 저와 여러분의 인생은 우리 스스로의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라는 가르침은 달콤하지만 실상은 지옥의 메시지입니다. 우리의 영혼에는 하나님의 형상이 새겨져 있기 때문에 우리의 생명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며,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온전히 하나님께 드려야만 합니다.
6. 저와 여러분의 인생을 하나님께 온전히 드리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라 당연하고 마땅한 것입니다. 우리에게 속한 시간, 물질, 여러분의 재능 역시 하나님의 것이므로 우리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대로 그것들을 사용해야만 합니다. 바리새인과 헤롯당원들과의 변론을 마치신 후 성전에서 예수님은 한 가난한 과부의 헌금 드리는 모습을 눈여겨보십니다.(본문 마태복음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마가복음과 누가복음에는 기록되어 있습니다.) 가난한 과부는 아주 적은 액수인 동전 두 렙돈을 헌금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주님은 그녀가 드린 헌금이 그 어떤 부자의 큰 헌금보다 귀하다 칭찬하십니다. 과부는 자신의 전부를 온전히 드렸기 때문입니다.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회 둘째 날, 이 성전에서의 논쟁과 가난한 과부가 드린 헌금의 모습을 통해 우리 주님께서는 저와 여러분에게 묻고 계십니다. “너희는 너희 자신을 온전히 나에게 드리고 있느냐?” 여러분은 오늘 주님께 어떻게 대답하시겠습니까? 잊지 마십시오. 저와 여러분은,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형상이 새겨져 있는 존귀한 사람들입니다. 그것으로 인해 감사하십시오. 그리고 이제는 하나님의 형상이 새겨져 있는 우리 자신을 하나님께 최선을 다해 온전히 드리시길 축원합니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