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상 묵상글] 왕상 18. 커밍아웃 강박증 "세상 속 그리스도인, 오바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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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09:30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 (커밍아웃 강박증)
아합이 왕궁 맡은 자 오바댜를 불렀으니 이 오바댜는 여호와를 지극히 경외하는 자라 (왕상 18:3)
열왕기상 17, 18, 19장은 그 유명한 엘리야 행전이다. 엘리야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중 갑자기 오바댜라는 사람에게 잠시 카메라 앵글이 옮겨간다. 오바댜. 그는 악하기로 소문난 아합 왕국의 권력자이다. 열왕기상 기자는 독자들이 행여 너무 성급하게 오바댜를 아합정권의 따까리로 오해할까 급하게 '이 오바댜'는 하나님을 지극히 경외하는 사람이라 소개한다.
"난 그리스도인으로서 이렇게는 못살겠어. 이 악한 놈을 위해서 더 이상 여기서 일할 수는 없어. 그리스도인으로서 난 더 이상 이 악하고 무능력한 정부에 협력할 수 없어." 하면서 오바댜가 그 자리를 때려치고 나왔다면? 그는 자신의 사명을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가 가진 힘은 그를 군대와 비밀경찰들로부터 그를 자유롭게 했을 것이고 그래서 그는 100명이나 되는 하나님의 선지자들을 몰래 숨길 수 있었을 것이다. 그가 가진 부(富)가 있었기에 그는 100명을 삼년이나 먹일 수 있었을 것이다. 지독한 가뭄의 때, 평범한 시민이 어떻게 100명을 돌보고 먹일 수 있겠는가?
오바댜는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당해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자신이 소유하게 된 모든 자원을 통해 하나님을 경외했다. 오바댜가 있기에, 100명의 선지자들이 살 수 있었다. 엘리야만 있었다면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오바댜는 어려서부터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왕상 8:12)였다. 참된 신앙은 언제나 인격과 성품을 보증한다. 악한 자일수록 신실한 사람을 좋아한다. 믿을만한 사람이 희귀하다는 것을 스스로를 통해 잘 알기 때문이다. 아합과 이세벨은 신실한 오바댜를 신뢰했고 그에게 왕궁을 맡겼다. 그렇다고 오바댜가 신실하기만 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분명 왕궁을 맡을 만한 탁월한 실력도 있었을 것이다. 잠언 22장 39절은 "너는 자기 일에 능숙한 사람을 보았느냐? 그는 왕 앞에서 심기고 이름 없는 사람을 섬기지 않을 것이다." 말한다. 오바댜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었고, 신실한 사람이었으며, 자기 일에 능숙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아합은 오바댜를 불러 물을 찾으러 나가자고 한다. 극심한 가뭄의 때에 물을 찾으러 간다면, 그곳은 분명 외지고 낯선 땅이 분명하다. 암살의 위협 때문에 아합은 가장 믿을만한 사람을 택했던 것이다. 그런데, 아합은 백성을 위해 물을 찾으러 가려했던 것이 아니다. 그는 자기 짐승을 잃을까 걱정했다고 성경은 기록한다. 그런 자기밖에 모르는 왕과 동행하며 함께 물을 찾으러 나간 오바댜의 마음은 어땠을까? 분명 아합과 같지는 않았을 것이다.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은 같은 일을 해도 동기와 목적이 달라야 한다. 오바댜는 이 악한 정부와 왕과는 더 이상 같이 일할 수 없어 하며 그 자리를 때려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속한 정부와 상사가 자기 배만을 위한 동기와 목적으로 그 프로젝트를 진행함을 알았지만, 그는 겸손히 자신의 상사와 협력하면서도 전혀 다른 길을 모색했다. 오바댜는 다 때려치고 나와서 그 길로 기도원 들어갔다가 신학교로 가지 않았다. 자신이 숨겨둔 선지자들이 모여 있는 동굴로 들어가 그들과 합류하지 않았다. 그는 선지자들이 고통받는 자리로 직접 들어가지 않았지만, 선지자들과 백성들을 살리는 삶을 모색했다.
하나님나라는 엘리야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하나님나라는 오바댜도 필요하다. 커밍아웃하지 않은 오바댜도 말이다. 때로는 자신의 신앙을 공개적으로 선포하고 드러내는 신앙의 결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커밍아웃 강박은 경계해야 한다.
오바댜는 스스로 자신의 신앙을 숨겼지만 동시에 하나님께서도 그를 숨기셨음을 이해해야 한다. 심지어 엘리야도 그의 정체를 모를 정도로 말이다. (참조. 왕상 18:13 오바댜의 답답함 토로) 오바댜는 이를테면 하나님의 비밀병기였던 셈이다.
세상 속 그리스도인의 모습은 다양하다. 아니, 하나님나라를 위해서 그리스도인은 세상 속에서 다양한 모습과 포지션으로 존재해야만 한다. 어쩌면 커밍아웃하지 않은 오바댜가 걸어야 할 사명의 길은 커밍아웃한 엘리야보다 더 험하고 좁은 길일 수 있다. 적어도 엘리야는 같은편에겐 영웅이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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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배 참봉 나으리 (김후웅 여사)
그럭저럭 나이 차서 십육세에 시집가니
청송 마평 서씨 문에 혼인은 하였으나
신행 날 받았어도 갈 수 없는 딱한 사정
신행 때 농 사오라 시댁에서 맡긴 돈
그 돈마저 가져가서 어디에서 쓰셨는지?
우리 아배 기다리며 신행 날 늦추다가
큰 어매 쓰던 헌 농 신행 발에 싣고 가니 주위에서 쑥덕쑥덕
그로부터 시집살이 주눅 들어 안절부절
끝내는 귀신 붙어왔다 하여 강변 모래밭에 꺼내다가 부수어 불태우니
오동나무 삼층장이 불길은 왜 그리도 높던지
새색시 오만간장 그 광경 어떠할고
이 모든 것 우리 아배 원망하며
별난 시집 사느라고 오만간장 녹였더니
오늘에야 알고 보니 이 모든 것 저 모든 것
독립군 자금 위해 그 많던 천석 재산 다 바쳐도 모자라서
하나 뿐인 외동딸 시댁에서 보낸 농값, 그것마저 바쳤구나
그러면 그렇지 우리 아배 참봉 나으리
내 생각한대로, 절대 남들이 말하는 파락호 아닐진데
우리 아배 참봉 나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