說.來臨. 대강절(Advent) 묵상 'The 기다림' -3. 간절한 기다림
2020. 대강절 묵상. The 기다림 -3.
/ 눅 2:25-38. 간절한 기다림
1. 간절한 기다림
"가령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나는 세 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꺼야
네시가 다가올수록 나는 더욱 행복해지겠지
네시가 되면 나는 가슴이 두근거리고 안절부절 못할꺼야
그럼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것인지 깨닫게 되겠지."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중.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그리고 그 마음은 기다림의 시간이 늘어날 수록 더 간절해 집니다. 시므온과 안나는 주님을 누구보다 간절히 기다리던 사람들이었습니다.
2. 시므온 간절한 기다림
시므온은 의롭고 경건한 사람으로 ‘이스라엘의 위로’를 기다렸습니다(25절).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성취 혹은 성공의 때를 기다립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기다림이 간절할수록 오늘을 인내합니다. 그러나 시므온은 자신의 성공이 아닌 하나님의 거룩한 뜻이 이루어지길, 유대 민족의 위로와 만민의 구원의 때를 기다렸습니다. 메시아를 기다리던 시므온의 기다림은 보통 사람들의 욕망을 위한 기다림과는 비교할 수 없이 강렬했습니다. 시므온은 그의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성령님의 특별한 지시를 받았습니다. “네가 그리스도를 보기 전에는 죽지 않을 것이다.”(26절). 그런데, 29절 보니까 시므온이 그리스도를 만난 후에 “주재여 이제는 말씀하신 대로 종을 평안히 놓아주시는도다.” 이렇게 고백합니다. 이 말을 보다 우리에게 와닿는 표현으로 바꾸면, “이제야 내가 편히 눈을 감을 수 있겠구나.” 하는 안도의 독백입니다. 시므온 어르신이 얼마나 오랜 세월을 그리스도를 보기 위해 간절히 기다렸는지 알 수 있는 고백입니다.
3. 한나의 간절한 기다림
여선지자 안나 역시 그랬습니다. 36절을 보면 안나는 결혼 후에 7년째 되던 해 남편이 죽어 과부가 된 여자 선지자였습니다. 그리고 그 때부터 84세가 될 때까지 약 60여년의 시간을 성전을 떠나지 않고 오직 금식과 기도로 하나님을 섬기며 메시아를 기다렸던 어르신이 바로 안나였습니다. 주님을 간절히 기다리는 사람은 필연적으로 기도의 사람이 됩니다. 마가의 다락방의 제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행2:1).
시므온과 안나가 어떻게 그렇게 간절히 메시아를 기다릴 수 있었을까요?
4. 간절한 기다림의 이유-1.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함
첫째,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했기 때문입니다. 작년 한해 가장 인기를 끌었던 <동백 꽃 필 무렵> 이란 드라마가 있습니다. 어린 동백이는 지독한 가난 때문에 항상 굶주려 있었습니다. 늘 “엄마, 내 배고파. 배고파.”하는 동백이에게 홀엄마는 “그만 좀 배고파” 그렇게 서럽게 말하며 돈을 벌기 위해 잠시 동백이를 고아원에 맡깁니다. “엄마가 금방 꼭 데리로 올께. 여기서 엄마 잘 기다려.”라는 약속을 했지만, 동백이는 매일 간절히 기다리던 엄마를 만나지 못한채 다 큰 어른이 되어버렸습니다. 상투적인 서글픈 다른 영화나 드라마의 이야기처럼, 동백이 엄마는 아이를 안 찾아갔던 게 아닙니다. 아이를 찾을 수 없는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겼던 것입니다. 동백이 엄마는 약속을 안 지킨 것이 아니라, 못 지킨 것이 된 것입니다.
사람의 약속은 이행되지 못할 때가 참 많습니다. 약속이 깨지는 것은 약속한 사람이 신실하지 못해서이기도 하지만, 또한 아무리 신실한 사람이라도 약속을 지킬 능력이 부족해서이기도 합니다. 사람은 그렇게 약속을 안 지키기도 하고, 못 지키기도 합니다. 연약한 우리의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약속은 다릅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신실하시고, 모든 상황을 이기는 전능한 능력을 갖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약속은 반드시 이행됩니다.
시므온과 안나는 그 하나님의 신실함과 능력을 알았기에, 하나님의 약속을(비록 더디게 느껴졌을지라도) 끝까지 붙들고 날이갈수록 더욱 간절히 기다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5. 간절한 기다림의 이유-2. 가장 귀한 것을 기다림
둘째, 시므온과 한나는 그들의 인생에게 가장 소중하고 귀하다고 믿는 것을 기다렸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누군가 소중하고, 중요한 사람 혹은 사건을 만나기 위해선 기꺼이 인내하며 오랜 시간을 기다리게 됩니다. 사랑하는 여인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지켜보면, 그들은 그 기다림의 대상이 소중하기에 오래 참고 기다립니다. 중요한 VIP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대강절의 유래, ‘His Advent’는 본래 로마 황제의 오심이라는 의미였음을 이미 말씀드렸습니다. 로마의 황제가 로마의 도시 한 곳을 방문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쉽게 상상하실 수 있을 겁니다. 군대에 있을 때 군대 용어로 제일 빡쎈날은 사단장님이 부대를 방문하시는 날입니다. 사단장님이 오시면 온 부대는 몇일 전부터 발칵 뒤집힙니다. 문자 그대로 모든 것을 쓸고 닦고 광을 냅니다. 전투화, 식기, 숟가락에 광을 내는 것은 물론이고, 사단장님이 왕림하시어 친히 걸으시는 길에는 낙엽하나 떨어지지 않도록 길에도 광을 냅니다. 그렇게 VIP를 기다립니다. ‘His Advent’, 하물며 VVIP인 로마 황제가 오면, 그 도시의 풍경이 어땠을지 쉽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사시므온과 안나 어르신의 기다림이 바로 그런 것이었습니다. 로마의 황제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이 귀하신 예수님의 오심을 간절히 기다렸기에, 이 두 분은 그토록 오랜 시간을 간절히 간절히 인내하며 기다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두 분의 간절한 기다림의 마음이 우리에게도 있기를 소원합니다. 예수님을 내 인생에 가장 귀한 VVVIP로 여긴다면 우리의 주님을 기다리는 마음은 가장 간절해 질 수밖에는 없는 것입니다.
“파숫군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내 영혼이 주를 더 기다리나니 참으로 파숫군의 아침을 기다림보다 더하도다”(시130:6).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