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요셉입니다. #아리마대_요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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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1 08:59
내 이름은 요셉입니다.
요셉이란 이름이 워낙 흔한 이름이라 그런지 사람들은 제 고향 이름을 앞에 붙여서 저를 아리마대 요셉이라고 부르곤 했죠. 제 입으로 말하긴 좀 거시기하지만 전 나름 성공한 사람이었습니다. 남부럽지 않을만큼 재산도 모았었고, 나름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국회의원 자리에도 앉아봤습니다. 게다가 저는 하나님의 통치를 기다리는 신앙적 열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직히 고백하자면 저의 신앙에는 명암이 있었습니다. 어느날 예수라는 청년을 만나고 그의 인격과 메시지에 매료되어 남몰래 예수를 따랐지만, 여전히 내 동료 유대인들이 두려워 적극적인 커밍아웃을 하지는 못했었죠. (그래도 예수를 사형에 처하려는 그날의 불법 공회의에서 저는 반대표를 던졌음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그날은, 그날만큼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여전히 두려움은 컸지만 내 안에 끊임없이 메아리치는 내면의 소리를 그날만큼은 외면할 수가 없었습니다. 여섯시간 전 거행된 예수의 십자가 처형식을 바라보며 저는 그동안 제가 조심스럽게 지키려 했던 모든 것들이 사실은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예수의 십자가 처형 집행을 총감독했던 백부장도 아마 저와 똑같은 내면의 변화를 느꼈던 것 같습니다. 설명하긴 어렵지만 그 백부장의 고백처럼 저 역시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님은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시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러자 거부할 수 없는 강렬한 열망이 일어났습니다.
이제 더 이상은 권력, 부, 명예가 보장된 자리를 지키기 위해 빌라도 같은 인간처럼 살고 싶지 않아졌습니다. 더 이상은 두려움 때문에 타협하고 싶지도 숨기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어디서 솟아난 용기인지는 몰라도 무턱대고 빌라도를 찾아갔습니다. 이 결정으로 무엇을 잃어버리게 될지 어떤 계산도 할 수 없었습니다. 총독 빌라도에게 공개적으로 그리고 단도직입적으로 요구했습니다. 예수의 시체를 내어 달라고 말입니다. 저는 그때의 선택과 결정을 지금도 결코 후회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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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었을 때에 아리마대의 부자 요셉이라 하는 사람이 왔으니 그도 예수의 제자라."(마 25:57)
"아리마대 사람 요셉이 와서 당돌히 빌라도에게 들어가 예수의 시체를 달라 하니 이 사람은 존경 받는 공회원이요 하나님의 나라를 기다리는 자라." (막 15:43)
"(그들의 결의와 행사에 찬성하지 아니한 자라.) 그는 유대인의 동네 아리마대 사람이요 하나님의 나라를 기다리는 자라." (눅 23:51)
"아리마대 사람 요셉은 예수의 제자이나 유대인이 두려워 그것을 숨기더니" (요 19:38)
*epilogue.
아리마대 요셉이 없었다면, 예수님의 빈무덤은 확인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막15:47. 막달라 마리아와 요세의 어머니 마리아가 예수 둔 곳을 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