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래임 묵상. [열왕기하 4장] 우리의 고통에 대한 하나님의 궁극적 답은 무엇일까?
설.래임 묵상. [열왕기하 4장]
우리의 고통에 대한 하나님의 궁극적 답은 무엇일까?
1. 열왕기하 4장은 가난한 신학생에게 시집온 한 여인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가난한 신학생은 죽게되고, 그에게 시집왔던 여인은 남겨진 두 아들을 노예로 삼으려는 잔인한 빚독촉의 고통 속에 살아가게 된다. 그녀는 엘리사를 찾아가 부르짖는다.
"내 남편은 당신도 잘 알다시피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었지 않느냐? 그런데 우리 식구에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
그녀의 부르짖음에 대한 엘리사의 답 아니 하나님의 표면적 답은 그녀가 준비한 빈그릇 전부에 기름을 가득 채워주는 것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준비한 모든 그릇에 가득한 기름을 팔아 빚을 갚고 두 아들과 다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2. 여기서 난 심각한 의문이 생긴다. "하나님이 당신을 사랑하시기에 당신이 믿음으로 빈그릇을 준비하면 채워주실 것이다." "빈그릇을 많이 준비하는 자 더욱 많은 기름(축복)을 얻으리라!" 이런한 구호가 과연 고통당하는 이들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요, 궁극적 메시지일까?
만약에 그렇다면, 애당초 하나님은 자신에게 헌신한 가난한 신학생의 호흡을 거둬가시면 안되는 것 아닌가? 아니, 적어도 그의 호흡은 거둬가실지라도 남은 가족은 먹고 살게 해주셔야 하는 것 아닌가?
정말이지, 우리의 고통에 대한 하나님의 궁극적 답은 무엇일까?
3. 열왕기하 4장은 네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특별한 구조를 갖고 있다. *데칼코마니(decalcomanie) 구조.
a 계속 흘러나오는 기름(1-6)
b 기름을 팔아 비참한 가난에서 회복(7)
c 수넴 여인-불임의 가정에 생명이 잉태됨(8-17)
d 그 아들의 죽음 (20)
c' 수넴 여인-죽은 아들이 다시 살아남 (21-37)
b' 엘리사가 가루로 독을 해독시켜 제자들을 살림(38-41)
a' 계속 불어나는 음식 (42-44)
3. 데칼코마니처럼, 열왕기하 4장을 반으로 접으면, 정 가운데는 '아들의 죽음'이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들의 죽음은 인간이 경험하는 모든 고통의 대표선수이며, 그 아들을 죽음에서 다시 살리심 즉 부활은 고통에 대한 하나님이 제시하시는 궁극적인 답이 된다.
절망적인 고통 중에 있는 이들에게 너무 쉽게 믿음 공식을 제시하며, "당신이 믿음으로 빈그릇을 준비하는만큼 하나님은 당신의 빈그릇을 다 가득채우실거야!" 라고 단정지어 말하는 것은 소망의 메시지가 아닌 폭력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준비한 그릇마다 기름이 다 가득가득 채워지는 기적의 역사는 결코 모든 신자의 삶에 허락된 하나의 공식이 아니다. 우리의 이해할 수 없는 고통에 대한 하나님의 궁극적인 답은 십자가와 부활이다. 모든 고통의 사신(死神)인 죽음을 이기는 부활의 소망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