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래임 [요 18:28-40] 기독교의 두 길, "christendom vs christianity"
성경연구&묵상 요 18:28-40
[설래임 說.來臨 말씀이 찾아와 임하다]
기독교의 두 길, "christendom vs christianity"
두 갈래의 길
1. 기독교는 태동 이래 두 갈래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하나는 크리스텐돔(christendom)의 길이고 다른 하나는 크리스체너티(christianity)의 길입니다. 크리스텐돔은 기독교 왕국 혹은 기독교 세상이라 번역할 수 있습니다. 크리스체너티는 기독 공동체를 의미합니다.
christendom의 길
2. 크리스텐돔이란 christ와 kingdom의 합성어라 할 수 있습니다. 크리스텐돔의 기독교는 세상을 기독교 왕국으로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은 하나님의 통치가 가득해야만 함은 절대적으로 옳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통치가 이 세상에 이루어지는 방법론에 있어서 크리스텐돔의 길은 매우 위험합니다. 오늘 본문, 빌라도 앞에 서신 예수님은 요 18장 36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니라 만일 내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한 것이었더라면 내 종들이 싸워 나로 유대인들에게 넘겨지지 않게 하였으리라 이제 내 나라는 여기에 속한 것이 아니니라.” 예수님의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크리스텐돔은 이 세상을 기독교 왕국으로 만들려 합니다. 그리고 그 방법은 예수님의 길, 낮아짐과 섬김과 십자가의 길이 아닌 정복과 점령과 군림입니다. 예수님이 선포하셨던 그리고 걸어가셨던 십자가 복음의 정신과는 정반대의 길이 바로 크리스텐돔의 길입니다. 예수님은 높은 자리에서 섬김을 받으러 오시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세속 권력의 꼭대기에서 세상을 정치적으로 혹은 군사적으로 점령하여 군림하기 위해 이 세상에 오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나 크리스텐돔의 기독교는 세상이 그리스도의 왕국으로 가득차게 해야 한다는 푯대를 들고 세상을 힘으로 정복하려 합니다. 중세의 십자군이 크리스텐돔 기독교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예수님께서 왕이 되시어 통치하시는 하나님의 나라를 철저히 오해한 것입니다. 만일 예수님께서 이 세상을 힘으로 정복하시려 했다면 결코 자신의 공생애를 십자가의 죽으심으로 마치시지 않으셨을 겁니다. 예수님이 왕 되시어 통치하시는 그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닙니다.
christianity의 길
3. 기독교는 태동 후 313년 로마의 국교가 되기 이전까지 세상의 중심에 결코 있지 않았습니다. 기독교는 세상의 변두리에서 세상의 나그네로 존재해 왔습니다. 우리가 그토록 돌아가고자 하는 초대교회의 위치는 중심부가 아닌 변두리였습니다. 세상의 정착민이 아닌 나그네였습니다. 초대교회의 기독교인들은 바울 사도의 고백처럼 자신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음을 고백했습니다(빌3:20). 그들은 이 세상을 정복하려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이 세상에서 힘과 권력을 추구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이 세상에서 나그네(sojourners)였기 때문입니다. 세상에서 나그네되었기 때문에 그들은 외로웠습니다. 그들은 세상과 다른 복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으로 인해 온갖 핍박 속에서 고난을 견뎌야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며 사랑을 나눔으로 서로에게 고난을 이겨낼 힘을 불어 넣어줄 수 있는 새로운 영적 가족을 허락하셨습니다. 그 영적 공동체가 바로 Christianity입니다. 세상의 길이 아닌 그리스도의 길을 따르는 자들의 공동체가 바로 크리스체너티입니다. 그리스도(기독) 공동체는 세상의 중심부에 서려 하지 않습니다. 그리스도(기독) 공동체는 세상의 꼭대기에 오르려 하지 않습니다. 그런 방식으로 그리스도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하는 것이 결코 아님을 알기 때문입니다. 진실한 기독 공동체는 크리스텐돔의 길을 거부합니다. 진실한 기독 공동체는 오직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걸어가신 십자가의 낮아짐의 길, 섬김의 길, 희생의 길을 걸어감으로 세상의 빛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나들목비전교회의 길
4. 우리는 크리스텐돔식의 가치와 사고에 너무나도 익숙해져 있습니다. 이 세상은 우리가 싸워 이기고 정복해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이 세상은 우리가 기독교 세력으로 꺾어버려 지배해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우리가 싸워 이겨야 할 대상은 공중권세 잡은 악한 사단마귀입니다. 이 세상은 우리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섬겨야 할 대상입니다.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요한복음 3장 16절 말씀입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하나님은 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셔서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속죄의 제물로 내어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예수님을 세상의 정복자로 보내셔서 이 세상을 지배하려 하지 않으셨습니다.
우리 나들목비전교회가 나아가야 할 길은 분명합니다. 중심부가 아닌 변두리입니다. 꼭대기가 아닌 낮은 자리입니다. 섬김을 받는 자리가 아닌 섬기는 자리입니다. 이 세상의 정착민이 아닌 나그네입니다. 복음의 참된 정신으로 내 주변에 연약한 자를 섬기십시오. 대단한 사역은 아니더라도 따뜻한 마음으로 어두운 세상에 조그마한 등불이라도 비출 수 있다면 그것으로 우리는 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