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적 교회] Our goal is 'GOOD' black be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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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15 11:28
Our goal is 'GOOD' black belt.
#MissionalChurch #MissionalLiving #선교적교회_선교적삶
1. 우리 동네에 멋있는 태권도 사범님이 계십니다. Missional Theology를 제대로 공부하신 목사님이십니다. 어제 늦은 오후 동네 스타벅스에서 즐거운 성도간의 교제를 나누던 중 감동받은 이야기 한 토막을 짧게 나누고 싶습니다.
미국 대부분의 태권도장엔 “Our goal is black belt.” 라는 슬로건이 걸려 있다고 합니다. 눈치채셨겠지만 얄팍한 상술이죠. (뭐, 그렇다고 이런 걸로 태권도장에 딴지 걸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2. 다만, 제가 딴지를 걸고 싶은 것은(까탈스럽단 소리를 들을지언정) Black Belt가 Goal이 되는 것은 기독교 세계관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것입니다. “Our goal is black belt." 우리의 쌩눈(시력도 다 망가진)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한 우리는 이 슬로건에서 어떤 문제의식도 찾아낼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 나라'의 안경으로 보면 비로소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 제가 감동한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겐 단지 black belt를 따는 목표 그 이상의 선한 목적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3. 그래서 우리 동네 목사-싸부님(아니 싸부-목사님)은 그 슬로건에 한 단어를 추가하셨다고 합니다. ‘GOOD’. 상세한 과정은 모르지만, 고용인(employee)으로서 한 단어를 추가하는 일은 간단한 일은 아니었을 겁니다. 먼저는 태권도장 오너와의 신뢰를 쌓아가는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고, 어느 순간에는 자신의 생각과 의도를 어필하고, 오너를 설득하는 과정도 거쳤을 것입니다. 고작 딱 한 단어를 추가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Our goal is <GOOD> black belt."
솔직히, 단어 하나 추가 되었다고 뭐가 그리 달라지겠습니까? 사람들이 black belt에서 'good' black belt로 바꼈다는 걸 대체 알기나 할까요?
4. 그러나 저는 바로 여기가 진짜 'Missional Church(선교적 교회)'가 발현되는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선교적 교회론의 대표적 스피커 중 한 사람인 앨런 록스버그(Alan Roxburgh)는 “어떤 사람이 무엇을 믿는가 알고 싶다면, 그가 어떤 믿음을 가졌는지 묻지 말고 그가 어디에서 어떻게 사는지를 지켜보라."합니다. 이 지극히 당연한 말을 록스버그가 한 이유가 있습니다. 선교적 교회를 외치지만 전혀 선교적 삶(주님의 대사로 세상으로 파송되어 주님의 손과 발이 되어 세상을 치유하고 섬기는 삶)을 살지 않는 이들이(교회가) 있기 때문입니다.
노마드(1)로 떠서 정작 자신은 중심부로 들어앉아 아예 알 박은 사람들이 있고, 미셔널(2) 깃발을 들자 몰려 온 사람들 잘 관리해서 자기 성을 쌓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지금은 비판하지만 저도 그런 유혹에 자유롭지 못한 사람입니다. 솔직히 부러워서 더 비판적으로 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런 제게 어제의 한 문장이 신선한 자극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Our goal is 'GOOD' black be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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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하나님의 거대한 스피커가 되기보단, 문장 하나 바꿀 수 있는 시력을, 단어 하나 추가할 줄 아는 실력을 갖고 싶습니다. 우리 교회가 그랬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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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노마드(Nomad): 노마드란 본래 유목민, 유랑자을 뜻하는 라틴어입니다. 베드로 사도는 이 땅에서의 하나님 백성의 정체성을 <하나님의 나그네 된 백성>(벧전2:11-25)이라 하였습니다. 나그네의 위치는 언제나 중심부가 아닌 변두리입니다. 나그네는 정착민이 아닌 거류민(sojourner)입니다. 노마드 영성이란 크리스챤은 이 땅에서 나그네처럼 살아가는 존재이기에 중심부나 높은 곳이 아닌 변두리와 낮은 곳으로 끊임없이 우리 삶의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는 외침입니다.
2. 미셔널(Missional): 교회의 세상과의 연결을 강조하는 개념입니다. 모이기만 집중하는 교회는 세상과 단절되기 마련입니다. 등불을 켜서 말(bowl/곡식 담는 그릇) 아래 두는 법은 없듯이, 교회는 세상을 향해 경계를 쌓아서는 안됩니다. 교회는 세상의 빛이며 그 빛은 어두운 세상을 향해 비춰져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미셔널(선교적)이란 단어가 갖는 핵심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