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추수감사] "나눔, 어울림의 감사"
추수감사절 메시지, "나눔, 어울림의 감사"
1. 남아프리카 공화국 성공회의 대주교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데즈먼드 투투는 이런 유명한 말을 했습니다. “선교사들이 아프리카에 왔을 때, 그들은 성경을 가지고 있었고 우리는 땅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우리 함께 기도하자!' 하였고 우리는 눈을 감았습니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우리는 성경을 가지고 있었고 그들은 우리의 땅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2. 데즈먼드 투투의 말은 그동안 아름다운 미담으로만 포장되어 왔던, 우리 기독교 선교 역사의 추악했던 민낯을 드러냅니다.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라고 했지만 사실은 그들의 땅을 차지하고 싶었던 것이고, 그들의 영혼을 사랑해서라고 했지만 사실은 그들의 자원과 그들의 소유를 내것으로 만들고 싶었던 지극히 이기적인 욕망으로 우리 기독교의 선교 역사는 얼룩져 있습니다. 너무나 부끄러워 숨기고 싶고,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지만 그것이 진실입니다.
3. 이렇게, 땅을 차지했다는 사실만을 가지고 감사하는 것은 성급하고 위험합니다. 한정된 세상의 자원은 내가 차지한 만큼 누군가는 잃어버리는, 내가 누리는 만큼 누군가는 상실과 손해를 보는 구조적 폐해를 낳기 마련입니다. 이런 세상 속에서, 성경은 우리에게 어울림의 감사를 잊지 말라 명령합니다.
4. 성경에는 본래 ‘추수감사절’이라는 절기가 없습니다. ‘초막절(The Feast of Tabernacles)’입니다 신명기 16장 14절은 울림의 절기인 초막절에 감사하는 방법을 이렇게 가르쳐주십니다. “절기를 지킬 때에는 너와 네 자녀와 노비와 네 성중에 거주하는 레위인과 객과 고아와 과부가 함께 즐거워하되”
5. 이 말은 한 마디로, 니들끼리만 좋아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와 나는 이만큼 수확했다. 와 나는 열심히 했더니 이만큼 거둬들였다." 하면서, 추수한 사람들끼리만 모여서 서로 축하하며 기뻐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6. 초막절. 추수감사절은 그런 날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함께 즐거워해야 할 자녀와 노비는 자기 소유가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니까 열심히 추수한다고 해서 자기 소유가 생기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레위인은 자기 땅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객과 고아와 과부는 사회적 약자들로 빈곤의 가장 밑바닥에 가라 앉아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사회의 구조적 악함 때문에 추수할 것도, 저장할 것도 기대하기 불가능한 사람들입니다. 그런 사람들과 함께 즐거워하라는 것은 그들과 함께 너희가 추수한 것들을 나누라는 하나님의 명령인 것입니다. 나눔과 어울림의 감사만이 하나님께 합당한 추수의 감사라는 것입니다.
7. 하나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감사는 개인과 그가 속한 가족, 공동체의 울림의 감사 뿐 아니라, 추수할 것이 없는 연약한 이웃들과 함께 하는 어울림의 감사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추수감사절의 진정한 감사란 모든 것을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격하는 울림의 감사요, 나에게 축복으로 주신 추수의 기쁨을 이웃과 함께 나누는 어울림의 감사여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