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부활소망] 팀 켈러의 <죽음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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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0 14:06
죽음에 관하여, “슬퍼하되, 소망을 품으라.”
1. 이 책은 팀 켈러의 아내 캐시 켈러의 동생 테리의 장례식 때 팀 켈러가 설교한 내용을 기초로 엮어진 소책자(에 가까운)입니다. 팀 켈러는 죽음을 마주하는 현대인들이 종종 두 가지 오류에 빠진다고 합니다. 첫째는 죽음 앞에서 지나치게 절망하는 모습이고, 둘째는 죽음 앞에서 아무것도 교훈을 받지 못하는 무시하는 태도라고합니다. 팀 켈러는 그 두 가지 오류에서 벗어나, 죽음 앞에서 “충분히 슬퍼하되, 깊은 소망을 품으라.” 시종 따뜻한 어(글)투로 권고합니다.
2. 삶은 여정이고, 죽음은 그 여정의 끝이 아닙니다. 삶의 여정은 죽음 이후에 영원히 이어지기에 우리는 죽음을 준비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죽음을 무시하거나 혹은 회피하거나 혹은 부정합니다. 오늘날 현대인들이 죽음을 이렇게 힘들어 하는 이유를 팀 켈러는 4가지 요인에서 찾습니다.
a.현대 의술의 축복이 독으로 작용되었기 때문입니다.
의술의 발달은 현대인들에게 고대인들에 비해 죽음을 가까이서 접할 기회를 빼앗아 갔습니다. 일상에서 죽음을 접하던 옛날과는 달리 현대 사회는 죽음을 숨기는 문화가 만연합니다. 그 결과 우리는 “우리의 날을 계수하는 지혜”(시90:12)를 잃어버리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b.현세의 행복에만 집중하는 세속문화화 때문입니다.
현대문화는 본질상 세속적이어서 물질계가 전부인 것처럼 우리를 착각하게 만듭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세속적 관점은 죽음이란 단순히 모든 것이 끝나고마는 종말이라는 믿음을 갖게 만듭니다. 이러한 현대문화의 특징은 누구에게나 불가피한 죽음을 무조건 피하고 부정하게 만듭니다. 직면할 수 없는 혹은 싫은 ‘두려움’ 때문에 말입니다.
c.깊은 허무감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세속문화는 죽음을 부정하다가 깊은 허무감에 빠져버렸습니다. 결국 무에서 무로 가는 단지 ‘존재의 소멸’이 죽음이라면 인간은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도, 이유도 없게 됩니다. 그러나 팀 켈러의 지적처럼 죽음이 별것 아니라고 말하려는 시도는 여태껏 대다수 사람들에게 통하지 않았습니다.죽음을 미워하고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 인간에게 현대 세속주의는 허무감 외에는 제공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음이 증명된 것입니다.
d.심판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만 해결방법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현대문화의 공공 담론에는 ‘죄’와 ‘죄책’이라는 단어가 사라졌습니다. 그 결과 함께 잃어버린 단어들이 있는데, 그것은 ‘회개’와 ‘은혜’와 ‘용서’입니다. 팀 켈러는 “죽음 자체가 두려운 게 아니라 죽음이 곧 끝이 아닐까 봐 그게 우리는 두려운 것이다.”는 T.S.엘리엇의 말을 인용하며, 인간은 본능적으로 심판에 대한 두려움을 피할 수 없고, 그 두려움은 죽음 앞에 가까이 설수록 최고조가 된다 지적합니다.
3. 팀 켈러는 이와같이 현대문화에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자원이 없음을 드러내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기독교 신앙의 놀라운 자원을 소개합니다. 바로, 죽음을 이기신 우리의 챔피언(아르케고스-창시자) 예수님이십니다. 챔피언이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때처럼 대리전을 치르는 사람입니다. 죽음을 이기신 예수님의 승리로 우리는 함께 승리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에게 죽음이란 저자의 인용구처럼 “죽음 자체에 예수님이 이미 치이셨기 때문에, 우리는 죽음의 그림자에 치이는 것일 뿐”입니다.
4. 우리의 깊은 고민 중 하나는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것인가?”에 관한 것일 것입니다. 어떤 이들은 “슬퍼하지 말고 소망을 품으라”고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소망 따위는 없으니 그냥 울고 슬퍼하라”고 합니다. 팀 켈러는 데살로니가전서 4장의 “소망 없는 다른 이와 같이 슬퍼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씀으로 이 양극단을 피하고, 깊은 소망을 품고 충분히 슬퍼하라 권고합니다.
5. 팀 켈러는 죽음을 이 세상에 허가받지 않은 ‘침입자’로 규정합니다. 하나님이 본래 설계하신 세상과 인생에는 죽음이란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죽음이 죄의 틈을 타고 이 세상에 들어와 이 세상과 우리의 인생을 망가뜨렸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랑하는 이의 죽음 앞에서 슬퍼하고 분노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6. 그러나, 우리의 슬픔 뒤에는 반드시 소망이 뒤따라야 합니다. 죽음 앞에서 슬픔과 소망은 배타적으로 보이일 수 있지만 팀 켈러는 소금에 절인 고기를 예로 들면서 꼭 그렇지 않다 설명합니다. 소금에 절인 고기가 썩지 않듯이, 슬픔도 소망이라는 소금에 절이면 상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슬픔을 소망에 절이면 지혜와 긍휼과 겸손과 애정이 싹튼다고 합니다. 소금에 절인 김치의 맛을 아는 한국 사람으로서 저는 이 표현이 너무 좋습니다.
7. 소망은 오늘의 기쁨을 주며, 내일의 더 큰 기쁨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합니다. C.S.루이스의 “하나님의 영광이 이처럼 강 하류에서도 우리를 도취시키는데, 그 강의 발원지에서 마시면 얼마나 더하겠느냐?”는 반문이나, 시편 기자의 “나는 의로운 중에 주의 얼굴을 보리니 깰 때에 주의 형상으로 만족하리이다.”(시17:15)는 고백은 슬픔과 애통이 가득한 사랑하는 이의 죽음 앞에서도 우리가 갖는 소망의 기쁨을 너무나 잘 설명해줍니다.
8. 이 책의 후미에는 마치 별책부록같은 팀 켈러의 ‘성경묵상’ 14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별책부록이 더 반가웠던 월간지 같이 개인적으로 저는 이 부분이 제일 좋습니다. 앞 부분의 일곱편의 성경묵상은 <자신이 죽음을 앞두고 있을 때 한 주 동안 매일 묵상할 수 있는 약속의 말씀>들이고, 뒷 부분의 성경묵상은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앞두고 있을 때 일주일에 걸쳐 묵상할 성경 말씀> 일곱편입니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 문장은 “기뻐하라.”로 끝을 맺습니다. 죽음에 관하여 말하는 이 책의 맺음말로 이보다 더 적절한 문장은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