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니아-삽비라 사건은 헌금이 아닌 교회의 주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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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20 20:41
초대교회 아나니아-삽비라에게 일어난 일은 당시 뿐만 아니라 오늘 우리에게도 대단히 충격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베드로 사도도 언급했지만 솔까말, 헌금하려 판 땅은 팔기 전에도, 후에도 엄연한 그들의 소유였지 않은가? 헌금을 하는 것도 안하는 것도, 헌금을 얼마나 하는 것도 그들의 자유였다. 솔까말2, 자기 땅(집) 팔아 막상 싹다 헌금하려하니 아깝기도하고 불안하기도 했을 것 충분히 이해도 된다. 솔까말3, 우리 중에 아나니아-삽비라 정도 헌금할 수 있는 사람 몇명이나 있을까?(동기가 아무리 순수하지 못했더라도 말이다.)
아나니아-삽비라의 죽음은 헌금을 떼어먹은 것 때문은 결코 아닐 것이다. 성경은 매우 선명하게 그들 죽음의 원인을 그들이 성령을 속였기 때문이라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또 질문이 생긴다. 성령을 속이는 일을 우리는 결코 하지 않을까? 그래서 우리는 아직 살아 있는 것일까? (유구무언)
여기까지 정리해보면, (여전히 아나니아-삽비라의 죽음 사건이 속 시원히 이해되는 것은 아니지만) 한가지만은 분명한 듯 하다.
당시는 교회의 태동 시기였다. 사도행전에서 '교회(에클레시아)'라는 단어는 여기에서 처음 등장한다. 만약 그때 아나니아-삽비라의 거짓을 용인했다면, 그들은 초대교회 내에서 (그들이 그토록 부러워했던 바나바 같이) 사람들의 존경과 인정을 받는 사람이 되었을 것이고, 교회의 리더십이 되었을 것이다. 단지 그들이 헌금을 많이 했기 때문에 말이다.
그리고 그때부터 교회는 이제 헌금 많이하는 사람들이 대접 받고 상석에 앉다가 결국 주인노릇 하는 모습으로 흘러가게 되었을 것이다. 성령을 속이든 어떻게 하든 상관없이 말이다.
결국, 아나니아-삽비라 본문은 '헌금'이 아닌 '교회의 성결과 주권'에 관한 이야기인 듯 하다. 은과 금이 아닌, 오직 성령이 주인되는 교회는 그때도 지금도 여전한 모든 교회의 과제이다. 오늘 우리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아나니아-삽비라의 죽음 앞에서 초대교회가 갖었던 큰 두려움이 우리에겐 실종되었다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