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맞는옷] 아침형 인간이 되지 않아도 되는 이유 (There is no single recipe for success)

[내게맞는옷] 아침형 인간이 되지 않아도 되는 이유 (There is no single recipe for success)

최고관리자 0 3604
"나 처럼 해봐요 요렇게... 아이 참 재미 없다."
(There is no single recipe for success.)
 
민이언의 <밤에 읽는 소심한 철학책>을 읽다가 오랫동안 이건 아닌 것 같은데 하면서도 딱히 뭐라 반박하기 어려웠던 문제 하나가 명확히 풀렸다.
꽤 오래 전부터 우리는 성공하려면 ‘아침형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진리처럼 들어왔다. 아마 꽤 많은 사람들이 그 진리(?)의 매정함 앞에서 아침잠을 도저히 이기지 못하는 자신을 저주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침형 인간이 정말 성공의 원칙이라면 제대로 된 전수조사나 아니면 적어도 오차를 감안한 표집 조사는 보장되어야 한다. 하지만 ‘아침형 인간’은 2가지 전형적인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
 
1) 아침형 인간의 첫번째 오류는 아침형 습관으로 성공을 이루어낸 사람들만의 사례를 모아서 성급히 일반화했다는 점이다. 매일 새벽부터 일어나 부산을 떠는 사람들 중엔 안타깝게도 성공문턱도 못 가본 사람도 부지기수다.
2) 또한 아침형 습관은 그들의 성공에 기여한 여러 요인 중에 하나일 뿐이다란 것이다. 사실 그렇지 않은가? 성공을 위해서라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 외에도 많은 내/외부적 요인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어야만 한다.
 
아침형 인간 생활 습관을 갖고도 성공하지 못하고, 저녁형 인간 생활 습관을 갖고도 성공한 사람들 많다. 빅데이터에 의해 이미 검증된 사실이라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시중의 많은 자기계발서들은 일반화 오류에 갇혀 그저 자기주장만을 남발한다.
 
아침이든 저녁이든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면 된다.
 
이른 아침엔 눈도 못뜨고 정신도 못차리는 사람이 새벽부터 일어나면 성공은 커녕 망할 가능성이 많다. (물론 특별한 일을 위해 습관을 드리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ᴶᵘˢᵗ ᵇᵉᶜᵃᵘˢᵉ ⁱᵗ'ˢ ᵖᵒᵖᵘˡᵃʳ ᵈᵒᵉˢⁿ'ᵗ ᵐᵉᵃⁿ ⁱᵗ'ˢ ᵗʳᵘᵉ
대세가 ‘진리’와 ‘진실’은 아니다.
한병철 교수는 <피로사회>에서 대부분의 자기계발서가 주장하는 고유의 성공법칙은 결국 자본주의의 시장 논리를 교묘히 부추기며, 그 지침을 그대로 따르지 않으면 낙오자가 될 것처럼 불안을 유발하며 자기 명성을 유지한다고 했다.
 
이런 일은 사실 우리의 목회현장에도 종종 벌어지고 있다. 교회 성장과 부흥이라는 성공신화를 기록한 특정한 사역의 현장과 툴(tool)은 거의 대부분 대규모 쎄미나 혹은 컨퍼런스 등을 통해 사람들에게 모델로 제시된다. 한결같이 이 모델은 방법론이 아니라 본질이라고 강조하며 이 모델을 그대로 따라오기만 하면 다 우리처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가르쳐 준 그대로 따르지 않으면 낙오자가 될 것 같은 불안을 야기하는 것 역시 잊지 않는다. 결국 따라쟁이 추종자들만 양성하는 것이다. 그 외엔 다 낙오자 낙인이 찍힌다.
 
그러나 아침형 인간도 있고 저녁형 인간도 있듯이, 우리의 목회 현장은 저마다 다른 특수성이 있다. 개별현장의 특수성을 무시한 채 “이것만이 옳으니 너희도 묻지도 따지도 말고 그냥 그대로 해봐라.” 식은 일반화의 오류가 지배하는 시중 자기계발서의 성공담론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느껴진다.
 
무튼 우리 동네 날씨와 내 몸에 맞는 옷을 찾아 입는 거, 그게 무엇이든 아무래도 그게 결국은 맞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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