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만] 근거 없는 두려움과 우월감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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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29 15:51
근거 없는 두려움과 우월감
1. 창세기 12장의 아브람은 창세기 20장에 와서는 이름이 아브라함으로 바뀝니다. 명실상부한 언약의 당사자가 된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브라함은 창 12장에서 했던 치명적 실수(?)를 창 20장에서도 똑같이 하게 됩니다. 자기 살자고 자기 아내를 이방 왕에게 넘겨준 것입니다. 이런 파렴치한... (부들부들)
2. 그런데 위 두 번의 사건에서 제가 느꼈던 참 흥미로운 점은 두번 다 이방 왕들이 아브라함보다 도덕적이었다는 것입니다. 이방 왕들은 사라(사래)가 아브라함의 아내인 것을 알고 난 후에 아브라함을 처벌하기는 커녕 아브라함에게 오히려 보상까지 합니다.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항상 세상 사람들보다 도덕적 우위에 있는 것은 꼭 아닌 듯 합니다. (요즘 보니 이걸 우리만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3. 아브라함의 두려움은 사실 실체와 근거가 없는 두려움이었습니다. 이방 왕은 무조건 나쁜 놈이라고 스스로 믿어버린 것이죠. 오늘 우리 크리스챤 공동체 역시 세상을 향한 이러한 포비아(Phobia)가 있는 것 같습니다. 사회 공공의 유익을 위해 협조를 요구하면 마치 금방이라도 잡아먹힐 것 같이 두려워합니다.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국가적 요청을 신앙의 탄압과 박해로만 해석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 생각됩니다.
4. 하나님의 약속의 백성이 되었다고 항상 도덕적 우위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지독한 교만입니다. 아브람이나 아브라함이나 똑같은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을 상기해야 합니다. 때론 이방 왕들이 더 옳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너무 자존심에 스크래치 간다 느낄 필요는 없습니다. 어차피 우리가 구원받은 것은 우리의 도덕성이나 지혜가 세상보다 탁월해서가 아니였지 않습니까? 우리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도 은혜 아니었으면 천하의 파렴치범일뿐입니다. 하물며 우리야 말해서 뭐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