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고민] 그렇다면, 교회는 충분히 설레는 대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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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30 09:05
그렇다면, 교회는 충분히 설레는 대상인가?
창29:20 야곱이 라헬을 위하여 칠 년 동안 라반을 섬겼으나 그를 사랑하는 까닭에 칠 년을 며칠 같이 여겼더라
우리는 누군가를 혹은 어떤 대상을 사랑하게 될 때, 그 대상을 향해 설레이게 됩니다. 정리의 여신이라는 별명을 가진 곤도 마리에라는 여성이 이런 책을 썼죠.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집집마다 장롱 속을 뒤져보면 입지도 않는 옷가지들이 쌓여 있는데, 곤도 마리에는 그걸 다 꺼내서 한 곳에 모아놓고 하나씩 안아보라고 합니다. 그리고 설레지 않으면 버리라는 것입니다.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를 하나 했는데, 가만 생각해보면, 그런 옷들은 지금 당장 입지도 않고, 앞으로도 입지 않을 게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설레지 않으면 버리십시오. 남편은 빼고요.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저는 지금 사람들의 교회를 향한 권태를 정죄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오히려 제 자신과 우리 나들목비전교회를 비롯한 지역 교회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우리의 교회는 교회를 떠난 성도들이 다시 돌아오고 싶을 만큼 충분히 설레는 매력을 갖고 있느냐고 말입니다.
펜데믹 기간 동안 교회를 떠난 성도들이 서둘러 다시 돌아와 함께 거하며, 함께 섬기고 싶을 만큼 우리와 우리의 교회는 그들을 충분히 돌보며 사랑했었습니까? 한 사람 한 사람의 성도들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존귀히 바라보지 못했고, 그들을 사역이라는 미명 아래 교회 성장의 도구로만 바라보지는 않았습니까?
만약 그랬다면, 교회가 어떻게 성도들에게 설렘의 대상이 되겠습니까? 예전만큼 헌신하지 않는다고, 사랑을 강요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C.S. 루이스의 말처럼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시지, 강간하지 않으십니다. 사랑은 어떤 경우에도 강요될 수는 없습니다. 교회를 향한 사람들의 마음은 이미 차가워질대로 차가워졌고, 교회를 향한 사람들의 마음은 설렘은커녕 권태로 가득합니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창29:20 야곱이 라헬을 위하여 칠 년 동안 라반을 섬겼으나 그를 사랑하는 까닭에 칠 년을 며칠 같이 여겼더라
야곱이 라반을 칠년 동안 섬기면서도 하나도 힘들지 않았던 이유는 라헬을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날카로운 분석과 탁월한 전략이 아닌 단순한 사랑이 해법입니다. 그들이 다시 교회로 돌아와 기쁨으로 주님의 교회를 섬기게 하려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비난과 정죄는 답이 아닙니다. 사랑을 붓는 것 밖에는 없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먼저 사랑하셨듯, 우리가 그들을 먼저 사랑합시다. 하나님이 우리를 먼저 찾아오셨듯, 우리가 그들을 먼저 찾아갑시다. 하나님이 우리를 찾아와 우리의 더러운 발을 씻겨주셨듯, 우리가 먼저 그들을 찾아가 그들의 발 아래 무릎꿇고 그 발을 씻겨줍시다.
날카로운 검사의 시선이 아닌 따뜻한 눈빛과 마음으로 그들의 연약함을 보담고, 그들의 삶의 필요를 채우며, 그들의 좋은 친구와 선한 이웃이 되어 그들을 섬기고 사랑하기 시작할 때, 그들은 다시 교회를 바라보며 설레기 시작할 것입니다. 다시 교회와 사랑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태산이 가로막아도 그들은 다시 교회로 돌아올 것입니다. 그날을 단순하게 고대합니다. 이를 위해서 함께 기도해주시겠습니까?
야곱은 라헬을 사랑했기에 7년의 수고가 하나도 힘들지 않았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우리의 문제는 항상 '사랑, 그 놈' 때문입니다. 사랑하고 셀레는 대상을 만나고, 섬기는 것은 힘이 들지 않습니다. 원자력보다 강력한 동력이 사랑입니다. 교회로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이 점점 미워지고, 교회를 위해 헌신하지 않는 사람들을 자꾸만 째려보게 되는 것은 우리 안에 사랑이 없기 때문입니다. 권태는 잠 안자고 이 새벽까지 교회에 나와 기도한다는 저희와 같은 사람들의 마음에 먼저 일어났던 것임을 고백해야 합니다.
이 아침에 함께 '사랑'를 위해 기도하지 않으시겠습니까? 교회로 돌아오지 않는 성도들, 헌신의 자리에서 멀어진 교우들을 우리가 정죄하지 않고 사랑할 수 있기를 위해서 성령의 도우심을 간구하며 기도합시다. 우리 교회가 사람들에게 충분히 설레는 사랑스러운 존재가 될 수 있기를 위해 기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