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15:1-12, “구멍 난 복음” The Hole in Our Gospel 

1. 짐 윌리스는 그의 성경에서 가난과 부, 정의와 억압을 다루는 대목들을 가위로 다 오려내는 실험을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그의 성경책은 결국 여기저기 구멍 난 누더기와 같이 되었습니다. 그의 친구였던 리챠드 스턴스는 훗날 월드비전 총재직을 수행하면서 짐 윌리스의 그 실험을 떠올리며 “구멍 난 복음”이란 책을 쓰게 됩니다. 구멍 난 복음, 이 표현은 하나님 나라의 핵심 가치와 정신인 “이웃에 대한 사랑, 특별히 연약함과 취약함 가운데 있는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지 않는 복음을 의미합니다.

2. 본문 요한복음 15장의 유명한 “포도나무와 가지의 비유”는 “우리가 어떻게 열매를 맺을 수 있는가?”에 그 메시지의 초점이 있지 않습니다. 물론, 그리스도인의 풍성한 삶과 기도의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듯이,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 거하여야 함은 당연합니다. 그러면, 이제 우리는 거룩한 의문을 품고, 질문을 던져야만 합니다. 우리가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그리스도 안에 거하는 것일까요?

요 15:9-10절은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 거하기 위해선 그리스도의 계명을 지켜야 한다고 말씀합니다. 그리고 11절에서는 그 계명은 바로 “서로 사랑하는 것”임을 밝힙니다. 즉, 우리가 서로 사랑할 때 우리는 주님의 계명을 지키는 것이고, 그 계명을 지킴으로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 안에 거할 수 있게 되는 즉 가지가 포도나무에 접붙임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7절의 약속의 말씀이 내것이 됩니다.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대로 구하라 그리하면 이루리라.” 그러므로 요 15장과 나아가 우리의 신앙생활의 핵심은 “서로 사랑하는 것”이 됩니다.

3. 그럼, 요 15장에서 서로 사랑하라고 하신 말씀은 구체적으로 우리의 삶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일까요? 요 15장은 구약성경에 반복해서 나오는 포도원 비유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포도원 주인은 극상품 포도 열매를 기대했지만, 포도원은 상품 가치가 없는 들포도만을 생산합니다. 주인은 그 포도원을 황폐하게 합니다. 물론, 포도원 주인은 하나님이십니다. 이사야 5장 7절은 하나님이 기대하셨던 극상품 포도열매가 하나님의 백성들의 ‘정의’와 ‘공의’였음을, 그리고 들포도 열매는 ‘포학’이었음을 가르쳐 줍니다. 정의와 공의는 둘 다 이웃을 공정하고 평등하게 대하고, 특별히 연약한 자들을 자비와 긍휼로 대하는 하나님의 성품을 담고 있는 단어들입니다. 요 15장의 서로 사랑하는 모습은 바로 이러한 모습입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힘을 가졌다고 해서 연약한 사람들을 포학으로 억누르거나, 돈을 가졌다고 해서 가난한 사람들을 무시하여 비참하게 만들거나, 권세와 지위를 가졌다고 해서 자신보다 낮고 비천한 사람들을 억울하게 하여 고통 속에서 부르짖게 만들어서는 결코 안됩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서로가 서로를 낫게 여기며, 강한 자는 약한 자를 섬기고, 부한 자는 가난한 자를 채워주며, 존귀한 자는 비천한 자를 자비와 긍휼로 대해야만 합니다. 그러한 모습이 바로 요 15장에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서로 사랑하는 모습입니다.

4. 우리의 삶에는, 믿음의 공동체 안에는, 이렇게 서로 사랑하는 모습이 있습니까? 만약, 서로 사랑하는 모습이 실종되었다면, 그것이 바로 “구멍 난 복음”입니다. 복음은 우리를 세상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부요롭게 만들어주고, 다른 사람들보다 더 빨리, 높은 자리로 우리를 높여주는 그런 류의 기쁜 소식이 아닙니다. 복음은 지옥을 향해 뚫려진 이 세상의 구멍들을 메우는 하나님의 의의 도구입니다. 지옥의 구멍을 메워야 할 우리의 복음에 오히려 구멍이 나 있지는 않습니까? 서로 사랑하십시오. 특별히 연약함과 취약함 가운데 있는 지체와 이웃을 사랑하십시오. 그렇게 예수님 안에 함께 거하며 예수님의 사랑 안에서 모든 것을 부족함 없이 공급받는 신실한 포도나무 가지들 다 되시길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