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와 말씀

소리와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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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와 말씀
 
우리는 소리로 부름 받은 존재입니다. 성도와 교회의 정체성은 말씀이 전해질 때까지 외치다가 마침내 말씀이 드러나면 사라지는 ‘소리’입니다.
 
아무리 위대한 외침이라 할지라도, 아무리 사자후 같은 큰 소리라 할지라도 소리는 기껏해야 한두번 메아리치고 사라집니다.
소리는 세상의 소리가 음소거 된 광야에서 크게 들려집니다. 높은 곳, 모두에게 주목받는 곳은 소리의 자리가 아닙니다.
 
근래에 많은 사람들이 말하곤 합니다. “높이 올라가서 외쳐야, 정상에 서서 외쳐야 너희의 소리가 잘 들린다.”고 말입니다. 그럴듯한 말이지만 정상의 자리는 외치는 소리가 잘 들리는 곳이 결코 아닙니다. 정상에서는 메아리치는 자신의 소리만 잘 들릴 뿐입니다.
 
소리는 광야로 나아가야 합니다. 역설적이지만 광야는 듣는 이들이 없는 곳입니다. 그러나 말씀을 드러내고 사라지는 소리를 듣기 위해 사람들은 광야로 나아옵니다.
 
“예수께서 무리에게 요한에 대하여 말씀하시되 너희가 무엇을 보려고 광야에 나갔더냐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냐 그러면 너희가 무엇을 보려고 나갔더냐 부드러운 옷 입은 사람이냐 부드러운 옷을 입은 자들은 왕궁에 있느니라 그러면 너희가 어찌하여 나갔더냐 선지자를 보려더냐 옳다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선지자보다도 나은 자니라.”(마 11:7-9)
 
복음은 Top의 자리가 아닌,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입니다. 그리고 그 소리가 말씀을 드러내고 사라지는 사명을 바르게 수행할 때, 사람들은 그 소리를 듣기 위해 광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아니, 구원의 주체이신 하나님께서 광야로 그 소리를 들을 사람들을 불러 모으시는 것입니다.
 
소리는 내가 외치는 소리를 아무도 듣지 않을까 두려워도 말고, 내가 사라질 것을 아쉬워하지도 말고 광야에서든, 빈들에서든 단지 외치기만 하면 됩니다. 광야의 세례요한이 그랬듯, 우리는 사라질 소리입니다. 우리의 삶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 생명의 복음이 이 세상에 들려질 수만 있다면 사라질 소리의 역할이라도 가장 영광스러운 것임을 고백합니다.
 
“이르되 나는 선지자 이사야의 말과 같이 주의 길을 곧게 하라고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로라 하니라.”(요 1:23)
 
아멘. 소리는 외친 후에 허공으로 사라지고, 말씀만이 남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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