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내게 함부로 굴거든 스스로를 돌아보라

남이 내게 함부로 굴거든 스스로를 돌아보라

최고관리자 0 366
"남이 내게 함부로 굴거든 스스로를 돌아보라."
 
오십이 다 되어서야 선명해지는 것들이 있더라. 그 중 하나가, 인간관계에 있어 착한 것과 쉬운 것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이다.
 
난 진심으로,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복됨을 진정으로 아는 따뜻하고 배려넘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누구라도 언제든 편안하게 다가와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착하고 선한 사람이 되고 싶다. 솔직히 바램만큼 잘 안되지만, 무지하게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난 쫌 까칠한 사람이 되고 싶기도 하다. 원칙이나 주관이 없는 쉬운 사람은 정말이지 되고 싶지 않다. 특별히 무례한 이들에게 만만하고 쉬운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그저 착한-사람 되려다 쉬운-사람이 되어버려 받게 되는 상처는 내 안의 선함의 총량을 깎아먹기 때문이다. (또라이 총량의 법칙만 있는 거 아이더라.) 그럴 때 그 손해는 고스란히 정작 내가 선함을 베풀어야 할 나 자신과 겸손하고 선량한 이들의 몫이 되고만 다. 더이상 그런 어리석음에는 빠지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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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일까? 갈수록 난, 까칠해서 선뜻 다가가긴 어려운데 묘한 따뜻함이 느껴지는 사람들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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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는 대로 남이 나를 대접한다. 윗사람이 나를 능멸하고, 아랫것들이 농간을 부리는 것은 내가 그들에게 만만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남이 나를 업신여기는데도 먹고 사는 문제에 붙들려 전전긍긍한다면 그 자리조차 지킬 수가 없다. 내 마음 속에서 전전긍긍을 걷어내려면 사심을 버려라. 벌떡 일어나 툴툴 털고 떠나면 그뿐이라는 생각을 지녀라. 내게 범접할 수 없는 늠연한 기상이 있어 지위에 연연하지 않음을 보이면, 남이 나를 감히 도발하지 못한다. 무례하게 굴 수 없다. 남이 내게 함부로 굴거든 스스로를 돌아보라." (다산의 편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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