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든다는 것과 늙어간다는 것 (빌헬름 슈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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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2 09:05
나이든다는 것과 늙어간다는 것 (빌헬름 슈미트)
1. '늙어간다는 것'과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완전히 동의어 같지만, 사실 전혀 다른 의미입니다. 늙어가는 것에는 과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는 것에는 매 순간의 과제가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며 그때 그때마다 주어지는 인생의 과제를 잘 이해하고 풀어내는 것, 그것이 우리의 인생을 풍요롭게 하고 성숙하게 하며 나아가 행복하게 합니다.
2. 저자는 오랫동안 노년을 볕 좋은 테라스에서의 삶으로만 상상해왔다 합니다. 하지만 정작 저자는 나이듦에 부여할 수 있는 최고의 의미는 '마음의 평정'임을 발견합니다. 이러한 마음의 평정은 많은 이들이 너무 쉽게 생각하듯 나이가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얻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자는 독자들에게 마음의 평정에 이르는 10가지 길을 제시하며 함께 걷자 제안합니다.
4. 저자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습관을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합니다. 나이가 들어가며 삶의 지혜와 기술은 이미 우리 안에 차곡차곡 축적되어 가는데, 그러한 것들을 적재적소에 언제든지 필요할 때 끌어내어 쓰려면 습관으로 형성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5. 또한 저자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즐거움은 보다 의식적으로 누리려 애쓰라 합니다. 반면, 인생의 슬픔이나 고통은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해야만 한다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이가 들어갈수록(특별히 개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우울한 고독의 늪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6. 마지막으로, 마음의 평정을 누리기 위해 저자가 제안하는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우정의 중요성'입니다. 나이듦의 결과 중 하나는 사회적 활동이 끝난다는 것입니다. 그때가 되면 남는 것 중 가장 소중한 것은 나이들어가면서 얻은 친구들입니다.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나이가 들어 지인 몇몇을 떠나보낸 후 자기 삶을 둘러보며 이렇게 말했다 합니다. "친구든 적이든 관계없이, 친숙한 얼굴들이 있던 세계가 낯선 얼굴들이 살고 있는 '사막'으로 바뀌었다." 한나 아렌트는 이러한 인식을 세계의 낙엽현상, 심지어 벌채현상이라고 했다고 하네요. 이러한 사막화 현상은 결국 우리 모두의 인생에 찾아옵니다. 결국 나이가 들어가며 우리가 절대로 소홀히 해서는 안되는 것, 오늘 지금 이 순간 가장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가야 할 것이 무엇인지는 자명합니다.
"...... 오래된 적대 관계들 역시 중요하다. 모두가 그 적대 관계가 죽음에 문턱에서까지 지켜져야 할 관계인지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 어쩌면 기독교 윤리에서 말하는 “원수를 사랑하라”라는 의미심장한 계명을 근거로 지금이 화해를 시도할 때인지도 모른다. 이러한 계명에 따라 실천하는 데에는 정말 초인적인 힘이 요구된다. 그러니 남아 있는 적대감을 굳이 극복하려 하지 말고, 차라리 교양을 갖추는 게 낫다. 그 적대감은 연속적으로, 때로는 다른 관계들보다 더 많이 우리 삶에 개입하지 않았던가? 적대자라 할지라도 오랜 세월에 빚진 그와의 신의를 근거로 그의 역할에서 정당한 인정(認定)을 찾을 만하지 않은가? 기쁨과 사랑의 긍정적인 경험을 더 높이 평가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불쾌감과 분노라는 부정적인 경험들 아닌가? 이 모든 것들을 디딘 채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고, 그들 또한 사랑받을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그래서 한 사람의 원수가, 어려울지도 모르는 위대한 일을 해내게 만드는 하나의 격려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그에게 보여주리라!” 혹시 이런 내가 너무 속 좁은 것인가? 나에게 영혼을 활짝 열어주는 마음의 평정과 즐거움이 부족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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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01시기 \ 인생의 단계
02특성 \ 늙음과 나이듦에 대하여
03습관 \ 삶을 수월하게 살아가도록 해주는 것
04행복 \ 즐거움 누리기
05고통 \ 불행과 사귀기
06접촉 \ 친밀함을 느끼게 해주는 것
07사랑 \ 관계를 맺거나 지속하게 해주는 것
08사색 \ 마음을 즐겁고 차분하게 해주는 것
09준비 \ 죽음과 함께 사는 마음
10그 후 \ 죽음 후에 가능한 삶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