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라이트, 하나님은 어떻게 왕이 되셨나(How God became King)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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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0 10:31
How God became King
1. 이 책을 소개 받는 순간 제목이 참 생소하게 느껴졌다. “하나님이 어떻게 왕이 되셨냐고?”… 설명이 필요한 건가? 그것도 톰 크루즈 아저씨도 아니고, 톰 라이트 아저씨까지 나서서?
2. 바로 이게 문제였다. 현대 교회는 신조(creed)로 하나님의 왕 되심을 배우고, 고백하는데 익숙하다. 그러나 신조의 약점이 있다. 신조는 축약적 신앙고백이기에 태생적 한계를 갖는다. 신조는 예수의 탄생과 죽음 사이에서 예수께서 행하시고 말씀하신 복음서의 내용들이 언급되지 않는다. 즉, 거대한 공백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러한 공백은 교회 안에 여러 의도치 않은 심각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톰 라이트의 이러한 문제제기가 바로 이 책의 출발점이다.
3. 신조로써만 예수의 승천을 이해하면, 예수의 승천은 예수님께서 지상을 떠나서 저 어딘가 하늘에서 초자연적인 영광을 얻으신 모호한 개념이 되기 십상이다. 즉 승천의 교리가 예수의 보편적 임재와 주권적 통치를 의미하는 개념이 아닌, 그의 부재를 암시하는 불충분한 아니 매우 왜곡된 개념이 되고만다.
4. 하지만 사복음서는 물론이거니와 신약성경 전체는 예수께서 저 먼 하늘 위에서가 아닌, 오늘 우리가 발 붙이고 사는 이 땅의 왕이 되신 하나님 나라를 선포한다. 예수의 오심(Advent)은 하나님께서 이 땅의 왕이 되셨음을 선포하는 사건이고, 예수의 승천은 세상에서의 그분의 부재가 아닌, 도리어 이 세상에서의 예수의 왕권을 확증한 사건이다. 복음서는 바로 그 사이의 이야기로써, 예수께서 단순히 하나님인지 여부가 아니라 하나님이 예수 안에서 이 땅의 왕으로서 어떻게, 무엇을 하셨는가에 대한 이야기인 것이다.
5. “How God became King(하나님은 어떻게 왕이 되셨나)”, 책 제목이기도 한 이 질문에 바르고 정확하게 답하기 위해선 신조의 고백만으로는 부족하다. 다시, 우리는 복음서를 펼쳐 면밀히 읽어야 한다. 톰 라이트가 이 책을 통해 강조하는 바가 바로 이점이다. 복음서를 펼쳐 읽는 순간 우리는 하나님께서 예수 안에서 그리고 예수를 통하여 어떻게 이 세상의 왕이 되셨는지 선명히 알게 된다. 예수의 행적과 그 분이 왕이 되시기 위해 걸어가신 길은 결국 무엇인가? 고난과 십자가 사건이 아닌가? 그러므로 우리가 하나님이 이 세상의 왕이 되신 방식을 따라 그의 나라를 세우려 한다면, 우리는 필연적으로 예수의 고난에 동참하는 백성이 되어야만 한다.
6. 톰 라이트의 종말론은 "개시된(inaugurated) 종말론"이다. 성경적 종말론이란 단순한 시공간상의 우주의 종말에 대한 것이 아닌, 왕이신 하나님의 영광으로 가득한 이 세상에 대한 것이다. 예수의 오심으로 이미 세상의 종말은 개시되었다. 하나님의 나라(왕국)은 이미 도래했다. 이제 그 나라는 예수께서 다시 오시는 그 날 이 세상에서 완성될 것이다. 그 날, 온 세상은 물이 바다를 덮음같이 하나님의 왕권과 그 영광을 인정하는 것으로 가득 찰 것이다. 바로 그 사이에서, 하나님의 교회는 단순한 진술로서의 신앙고백이 아닌 참된 종말론적 고백을 드리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복음서를 통해 하나님께서 예수 안에서 어떻게 왕이 되셨는지 진지하고 면밀하게 확인하고, 복음서가 보여주는 예수의 낮아짐과 고난의 그 길을 따라가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