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드리는 기도 (티시 해리슨 워런) #신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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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드리는 기도 (티시 해리슨 워런) #신정론

최고관리자 1 2449

*탁월한 성공회 여성 신학자 티시 해리슨 워런의 책 <밤에 드리는 기도> 북리뷰를 우리 교우들과 그리고 동역자들과 함께 나눕니다. “하나님은 선하신가? 선하신 하나님이 계시다면 어째서 이 세상에는 악이 공존하는가? 왜 신자의 삶에 어둠이 찾아오는가?” 이러한 <신정론>의 질문들에 귀한 통찰을 그리고 실제적 위로를 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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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드리는 기도 / 티시 해리슨 워런
"전깃불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 횃불이나 양초의 어둑한 불빛 아래의 세상, 보이지 않는 공포가 도사린 그림자로 뒤덮인 세상, 도둑이 침입했을 때 누구도 호출할 수 없고 구급차도 부를 수 없는 세상, 어둠 속에는 들짐승이 숨어 있고, 모두에게 악령과 귀신, 다름 밤의 존재들이 생생한 가능성으로 여겨지던 세상" (밤에 드리는 기도 p.29, 티시 해리슨 워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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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고대의 밤이 갖는 이미지이다. 인류의 오랜 시간 동안 밤은 두려움의 시간이었다. 그러나 밤은 여전히 아픔이 날카롭게 자극되는 시간이고, 슬픔과 불안이 증폭되는 시간이며, 인생이란 결국 크고 작은 상실로 채워져 있음을 깨닫는 취약함의 시간이다.
'티시 해리슨 워런'은 이렇게 우리 모두가 취약해지는 '밤시간'을 만날 때, 무엇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지 들려준다. 이 책은 기도에 관한 책으로 개인의 이야기이자, 신학 특별히 신정론에 관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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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구원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했던 그날밤 그녀가 선택한 것은 '밤기도'였다. "내 힘이 소진되고 내 언어가 메말랐을 때, 나는 나를 이끌어 가는 신앙의 길에 의탁해야 했다."(p.38) 그녀의 고백처럼 유난히 취약했던 그 밤 그녀에겐 슬픔과 두려움을 담아낼 언어가 필요했고, 절박한 그녀가 결국 찾아낸 언어는 교회 전통의 유산인 '밤기도'였던 것이다.
성공회 예식에서의 <밤기도>는 "전능하신 주님이 우리에게 평화로운 밤과 완벽한 끝을 허락하신다." 고백으로 시작하고, "깨어 있을 때는 그리스도와 함께 파수하게 하시고, 잠들 때는 평화롭게 쉬게 하소서."로 마쳐진다.(p.39-40) 그렇다. 밤기도는 어둠에 깃든 모든 불안, 슬픔, 분노를 빛되신 하나님께 맡기는 고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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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밤을 맞은 우리 모두는 설명이 필요하다. 찾아온 이 어둠의 의미는 무엇인지, 짙은 이 밤의 끝은 어디인지 설명이 필요하다. 그러나, 욥기가 들려주듯 하나님은 우리에게 설명해주지 않으신다. 바로 이 지점에서 신정론이 머리를 내밀곤 한다. "선하신 하나님은 왜 나쁜 일들을 막아주지 않으시는가? 사랑의 하나님은 왜 어둠을 허용하시는가?"
티시 해리슨 워런은 어느날 회중석에 앉아 들었던 헌터 목사의 설교 중 한 문장을 들려준다. "하나님이 여러분에게 나쁜 일들이 일어나지 못하게 막아 주실 거라고 신뢰해서는 안 됩니다." 그녀는 그때 스스로 아연질색했다고 고백하지만 그녀가 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의도는 선명하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나쁜 일이 일어나는 것을 막아주시겠다고 약속하신 적이 없다는 것이다. 태양이 지면 매일 밤이 찾아오듯, 우리 삶에 찾아오는 어둠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창조주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우리를 취약함 가운데 남겨두시곤 한다.
그러면, 하나님이 하시는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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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나쁜 일들이 일어나지 못하게 막아주시는 것은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 아니시다. 하나님은 우리를 어둠 속에 홀로 남겨두지 않으신다. 결단코. 하나님은 비록 우리의 기대대로 밤의 의미를 해석해주시지도 않고 신속히 몰아내주시지도 않으시지만, 하나님은 어둠 속에서 항상 우리와 함께 계신다. 어둠이 다 몰아내어질 때까지 끝까지 우리를 곁에서 지키시고 보호하신다. 이것이 내가 믿는 신정론의 답변이다.
“우리는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창조주를 구하지 않는다. 우리는 슬픔의 시간에 친구를, 혼돈의 시간에 참된 심판자를, 절망의 시간에 우리가 가까스로 붙드는 것보다 더 넓은 소망을 구한다.”(p.63; 인용- 프랜시스 스퍼포드)
티시 해리슨 워런의 통찰이 옳다. "만약 사랑의 하나님이 없다면 신정론에 대한 질문들은 증발할 것이다." 사랑의 하나님을 갈망하는 그 크기만큼 밤을 맞이하는 우리의 의문은 커지곤 한다. 그러나 사랑의 하나님은 우리에게 밤을 면제시켜 주는 분이 아니시다. 하나님은 우리의 모든 밤에 함께 하신다. 우리 곁을 지키시고, 보호하시고, 끝내 새벽을 지나 아침을 맞이하게 하신다. 매일 아침 하나님의 사랑은 그렇게 드러난다. 이것이 티시 해리슨 워런의 신정론이고,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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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밤기도는 이렇게 맺어진다. "주님의 사랑에 의지하여 기도합니다. 아멘." 티시 해리슨 워런은 이것을 "하나님의 사랑이 최종 발언권을 갖는다."라고 표현한다. 그녀의 말처럼 기도는 우리를 형성한다. 밤을 통과하고 있는 우리는 무엇을 의지하고, 무엇을 기대하며, 무엇을 소망으로 두고 있는가?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형성 되고 있는가?
하나님은 옳은 일을 하는 분이 아니시다. 하나님이 행하시는 일이 옳은 것이다. 하나님은 항상 선하시다. 하나님의 사랑과 선하심은 때때로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우리를 찾아온다. 고통스럽게 밤을 통과하고 있는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해석, 설명 따위가 아니다.
"결국, 어둠은 설명되지 않는다. 하지만 패배한다. 밤은 정당화되거나 해결되지 않는다. 견디어진다. 빛이 그것을 이기고 그리하여 그것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때까지!!(p.280)"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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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티시 해리슨 워런은 그 때까지, 모든 어둠이 결국 다 소멸되어지는 그 때까지 우리는 어둠과 그 안에 깃든 필연적인 취약함 안에서 눈물을 흘리고 파수하며 일해야 한다고 도전한다.
이 책의 결말부분을 읽으며 조금은 생뚱맞게도 C.S.루이스의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결말부분이 떠올랐다. 초보 악마가 오랫동안 공들였던 환자가 결국 전쟁 중 폭탄에 맞아 죽게 되자, 고참 악마는 이렇게 투덜된다.
"놈은 신을 만나기 직전까지만 해도 신이 어떻게 생겼는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을 뿐 아니라, 심지어 그 존재 자체를 의심했다. 그런데 막상 신들을 만나는 순간, 자기가 처음부터 그들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자기 혼자라고 생각했던 수많은 삶의 시간 시간마다 그들이 어떤 역할을 해 주었는지도 깨닫게 되었단 말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일일이 '당신은 누구시죠?'라고 묻는게 아니라 '바로 당신이었군요' 라고 말할 수 있었던 거야."
아침이 되면 우리는 주님과 얼굴과 얼굴을 마주하고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우리는 모든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우리를 그토록 고통스럽게 했던 모든 밤의 의미를 선명히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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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그리고 우리는 모든 것이 사랑으로 인한 것이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P.281.이 책의 마지막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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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주님,
이 밤에 일하는 이, 파수하는 이, 우는 이의 곁을 지켜 주시고,
잠자는 이를 위해 당신의 천사들을 보내소서.
주 그리스도여, 병든 이를 돌보소서.
피곤한 이에게 쉼을 주시고,
죽어 가는 이에게 복을 주시고,
고난을 겪는 이를 위로하시고,
고통에 시달리는 이를 불쌍히 여기시고,
기뻐하는 이를 보호하소서.
주님의 사랑에 의지하여 기도합니다. 아멘.
1 Comments
최고관리자 2022.08.25 15:54  
https://nadulmokvision.com/bbs/board.php?bo_table=note102&wr_id=155&page=2
The day Thou gavest, Lord, is ended.

잠들지 않는 주의 교회(당신의 명령에 어둠은 물러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