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에 가면 (비벌리 로버츠 가벤타). When in Romans: An Invitation to Linger with the Gospel according to Paul (Theological Explorations for the Church Catho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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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서에 가면 (비벌리 로버츠 가벤타). When in Romans: An Invitation to Linger with 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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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서에가면 (비벌리 로버츠 가벤타 / 도서출판 학영)
When in Romans: An Invitation to Linger with the Gospel according to Paul (Theological Explorations for the Church Catho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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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제 중, 'linger'의 의미가 이 책의 저술목적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사전적인 뜻보다는 어감을 살려 표현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은데, 그게 한 단어로 딱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저자의 의도를 풀어보자면, 여기서 linger는 특정 한, 두 구절이나 혹은 특정 주제를 찾거나 풀어내기 위해 로마서를 잠깐 잠깐씩 방문하는 것이 아닌, 로마서 안에 체류하며 오랜 시간 머무르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모두는 로마서라는 편지를 읽어 봤습니다. 그것도 여러 차례나요. 하지만 읽는다는 행위 자체가 반드시 도움이 된다는 법은 없습니다. 우리 모두는 어떤 경향을 지닌 채 읽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마치 로마서를 두루 다니는 관광버스를 타고 오르내리면서, 노선을 돌 때마다 매번 똑같은 명소만을 둘러보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가 거대한 대도시 안에 있다는 것을 모르고요. 사실 그 도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고 놀랍고 충격적인데 말이지요... 로마서는 만병통치약이 아닙니다.... 로마서가 하는 일은 우리로 하여금 복음이 가진 우주적인 지평을 바라보게 하는 것입니다."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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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가벤타는 독자들이 로마서를 통해 복음의 우주적 지평을 선명히 바라볼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로마서를 4개의 핵심 주제로 관통하며 로마서란 대도시를 면밀히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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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로마서에 가면 지평을 살펴보세요."
첫 챕터는 <구원>에 관한 이야기이다. 가벤타는 로마서가 선포하는 구원은 개인적인 지평에서의 구원이 아닌 우주적인 구원에 대한 이야기라고 강조하며, 개인구원으로 귀결되는 현대 교회 안에 만연한 '복음의 축소주의'에 대해 경종을 울린다.
"구원에 대한 바울의 이해를 파악하는 데 있어서 어려운 점은, 복음의 광대함 속에서 그 복음을 들어보라고 말하는 바울의 요구입니다... 하지만 만일 우리가 하나님의 권세가 '영적인' 영역에만 국한된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하나님을 너무나도 협소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또한 귀 기울여야 하는 것은 바울의 이해 곧 복음은 우주, 곧 피조 세계 전체 -세계의 모든 곳과 인간 삶의 전 영역- 을 아우른다는 점입니다.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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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로마서에 가면 아브라함을 떠올려 보세요."
여기서는 이스라엘이라는 하나님 백성의 <정체성> 문제를 다룬다. 로마서에 가면 왜 아브라함을 떠올리라 할까? 아브라함은 엄밀한 이방인이었을 때 하나님의 약속을 받고 믿어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다. 혈통적 이스라엘이란 개념은 허상이며 그러므로 그런 허상에 기반한 유대인과 이방인의 가름과 차별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바르게 인식 못했기 때문에 기인한 것일 뿐이다. 바울에게 있어서 이스라엘은 인류학적 범주가 아닌 신학적 범주의 개념이다.
"제가 주장하는 바는 곧, 로마서 속 바울에게 있어서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피조물로서 하나님에게 속한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언제나 그리고 유일무이한 하나님의 피조물입니다..... 이스라엘은 유대인 신자와 이방인 신자들로 이루어진 어떤 영적모임 혹은 교회를 가리키는 용어가 아닙니다....." p.103.
"바울에게 이스라엘은 인류학적 범주가 아니라 신학적인 범주라는 점만 제외한다면요."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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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로마서에 가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세요."
이 부분은 로마서가 다루는 '윤리(ethics)'를 다룬다. 가벤터는 먼저 독자들에게 질문한다. "과연 무엇이 바울로 하여금 특정한 윤리적 가르침을 제시하게 만들었을까?" 그녀의 답은 특정 상황이 아닌, 예배의 부재와 왜곡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가벤타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우리는 그의 편지 안에서 전개되는 논리를 잃어버리고 그저 개별적인 질문들에 답을 찾는 일에만 골몰합니다. 만일 우리가 바울의 편지 속에 있는 논리를 따라 간다면, 결국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두고 고민할 최적의 시작점이 바로 예배>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p.153.
가벤타는 로마서가 다루는 윤리의 문제는 예배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밝히며, 로마서가 강조하는 모든 죄와 불의의 문제는 결국 <하나님을 향한 예배를 멈추는 것>임을 강조한다.
"예배와 행동은 얽히고설켜 있으며 또한 부패했습니다." p.161.
"예배의 부재, 예배의 왜곡은 불의한 행동을 낳습니다." p.168.
"만일 윤리를 도덕적 행동에 대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반성으로 본다면, 바울의 편지 속에는 윤리가 없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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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로마서에 가면 서로를 받아들이세요."
마지막 챕터는 공동체에 관한 이야기이다. 가벤타는 로마서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핵심적 메시지 중 하나가 참된 교회(공동체)를 세우라는 것임을 강조한다. 같은 믿음 안에서 유대인과 이방인의 경계는 결국 모두 허물어져 내부적으로는 그리스도의 몸으로 하나가 되어져 가며, 동시에 외부인에 대해선 닫힘이 아닌 열림으로, 적대자에 대해선 선함과 화평으로 반응하는 공동체 그것이 바로 로마서가 그려주는 참된 교회의 모습이다.

"바울이 14:2에서 말하듯이, 또 어떤 사람들은 <모든 것을 먹을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흔히 우리는 이들을 가리켜 <강한 자들>이라고 부르지만, 정작 바울은 그들을 강하다고 말하지 않았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바울은 15:1에 이르러 그곳에서만 <강한 자들>을 언급하는데, 더구나 거기에 나오는 표햔도 반어법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울이 지금 진정으로 강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행동은, 다른 이들이 무너지기까지 먹고 마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웃의 덕을 위해 자신의 신념을 제쳐 두는 행동을 가리킵니다." p. 199, 205.

  "무엇보다 로마서 12장에 따르면, 신자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며, 서로 지체(memgers)가 되는 사람들입니다.... 바울은 분명 공동체 안의 결속을 강화하고 싶어했지만, 외부인들을 악마화하는 방식을 사용하진 않았습니다."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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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서에만 들어서면 관광객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면, 강력히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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