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수업 “상실과 함께 살아가는 법”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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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수업 “상실과 함께 살아가는 법”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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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수업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1. '죽음의 여의사', '죽음학의 대가'. 저자의 별명입니다. 저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30년 이상 호스피스 운동에 투신하여 그 누구보다 실제적인 죽음을 가까이서 연구해 온 분입니다. 죽음과 그토록 가깝게 지냈던 그녀는 자신의 생의 마지막 9년간을 몸이 마비된 채로 침대에 누워있게 됩니다. 이 책은 저자의 마지막 선물 같은 유작(遺作)입니다.

2. 이 책은 부제처럼 <상실과 함께 살아가는 법>에 관한 것입니다. 저자는 상실을 부정하는 것은 곧 그 사랑을 부정하는 것이라 하며 사랑을 위해 상실을 수용하라 권고합니다.

3. 상실과 함께 살아가는 법. 그 핵심은 충분히 애도하며 슬퍼하는 것입니다. 저자는 모든 사람이 똑같은 단계를 밟는 것은 아니지만 대개 상실을 경험한 사람들은 <부정Denial-분노Anger-타협Bargaining-절망Depression>이란 과정을 겪게 되는데, 이 과정을 무시하지 말고 존중(스스로에게도, 타인에게도)할 때 그 사람은 마지막 수용Acceptance의 단계로 성큼 나아갈 수 있다 합니다.

4. 성급히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저자가 말하는 '수용'이란 단지 괜찮아지거나 마음의 평화를 얻는 것이 아니란 것입니다. 진정한 수용이란 상실한 상태의 그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즉 상실의 대상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슬픔의 힘은 희한하게도 슬픔을 치료하는 자체 효력을 갖고 있다. 어쩌면 아직도 슬픔의 초기에 있을 수 있고, 어쩌면 상실을 미리 예감하는 감정에서 다시 시작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꿀 수도 있다. 그것은 들쑥날쑥한 감정의 주기를 끝마친다. 이것은 우리가 모든 걸 말끔히 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상실의 고통이 다시 찾아오지 않는다는 의미도 아니다. 탄생과 죽음의 주기를 완전히 따르므로 삶을 충만하게 경험한다는 의미다. 우리는 상실을 견뎌내고 살아남았다. 슬픔과 애도의 힘이 우리를 치유하고, 잃었던 그 사람과 함께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한다. 그것이 바로 슬픔의 은총이며, 슬픔의 기적이다. 그것이 곧 슬픔의 선물이다." (p.298)

5. 이 책을 읽으며 상실을 충분히 슬퍼할 수 있는 교회 문화가 그리워졌습니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도 야곱도 요셉도 상실의 슬픔 가운데 충분히 애통하며 울었습니다(창 23:2, 37:34, 50:10). 예수님도 사랑하는 친구 나사로의 죽음 앞에서 비통해 하시며 눈물을 흘리셨습니다(요11:35). 우리 하나님께서는 상실의 아픔을 겪는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분이시지, 슬픔을 억압하는 분이 결코 아니십니다. 상실의 아픔을 겪는 이들에겐 충분히 슬퍼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6.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고, 강물은 강을 버려야 바다에 이른다."는 말이 있습니다. 상실이 언제나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자연이 그러하듯, 우리네 인생 역시 상실을 통해서만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상실수업>을 통해 우리는 무엇보다 현재 삶에 대한 진지하고도 겸손한 태도를 배울 수 있고, 또한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이들에 대한 미루지 않는 사랑과 용서의 중요성을 배우게 됩니다. 상실수업. 비록 아프지만 인생학교의 필수과목임은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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