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8/20/23 "교회를 부탁해 Please look after church" (feat. 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주일예배 설교

[사도행전] 8/20/23 "교회를 부탁해 Please look after church" (feat. 신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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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부탁해 Please look after church"  


"엄마를 부탁해"(신경숙). 소설은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로 시작합니다.
치매를 앓던 엄마가 실종된 것입니다.
실종된 엄마의 이름은 박소녀입니다.
'박소녀'
네, 엄마는 처음부터 엄마로 태어난 게 아닙니다.
엄마도 무조건적인 사랑을,
사랑만 받던 때가 분명 있었을테지요.
엄마도 한땐 눈부신 젊음의 푸르름을
뿜어내던 소녀였을테지요.
그 엄마를 잃어버리고 나서야
자식들은 비로소 깨닫습니다.
자기들 중 누구도
엄마를 잘 모른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래서 소설 제 1장 제목이 '아무도 모른다' 입니다.
책의 끝에는 정홍수 평론가의 해설이 붙어있습니다.
​그의 해설 한 단락을 들어보세요.
"가족들은 엄마를 잃어버리기 이전에
이미 엄마를 거의 ‘잊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엄마의 실종을 계기로
‘잃다’와 ‘잊다’가 같은 말이었음을 뼈아프게 깨닫는다.
....
‘엄마를 잃어버린지 일주일째다’라는 문장은
‘엄마를 잊어버린지 오래였다’가 맞는 말이어야 했다.
‘엄마를 부탁해’는 그 잘못에 대한 처절한 고해성사다.”
희생이 당연한 존재, 늘 그 자리에서 엄마란 이름으로
가족과 자식을 위해 자신을 갈아넣는 것이 마땅한 존재.
그 엄마를. 그 희생을. 그 사랑을 잊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고해성사가 바로 ‘엄마를 부탁해’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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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
소설 마지막 Scene의 공간적 배경은 언젠가 엄마가
말했던 세상에서 가장 작은 나라 '바티칸'입니다.
소설속 주된 화자인 둘째 딸은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전, 피에타 상 앞에 서 있습니다.
마침내 탄식하듯 입을 뗍니다.
“그제야 여인상 앞에서
차마 하지 못한 한마디가
너의 입술 사이에서 흘러나왔다.
엄마를, 엄마를 부탁해...”
소설은 이렇게 끝이 납니다.
세상 모든 자식들은 늘 자신을
엄마의 품에 의탁하며 자라갑니다.
엄마는 이미 주검이 된 아들을 품에 안고
여전히 내려놓질 못합니다.
피에타상. 엄마의 끝없는 사랑. 영원한 사랑.
그 앞에서 비로서 자식은 엄마를 부탁합니다.
"엄마를, 엄마를 부탁해."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는
모든 신자의 어머니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보호하고 구원하시기 위해
자신의 몸. 교회를. 아낌없이 내어주셨습니다.
늘 그 조건없는 사랑을 받기만 하던 우리가
이제는 교회를 사랑할 때입니다.
교회를, 교회를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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